컨텐츠 바로가기

  • Home
  • ISSUE CLOUD
  • PR issues

ISSUE CLOUD



꿀같은 리프레쉬 휴가 : 이팀장의 쿠바여행기

Posted by 피알비즈 | 2019-02-22


꿀같은 리프레쉬 휴가 : 이팀장의 쿠바여행기

 





20141, 회사에 입사해 어느 덧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일도 일이지만 돌아보면 에피소드로 치부할 수 있는 그런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아프고 힘든 일도 있었다. 고백컨대 나는 그 일들을 일로 풀었다. 때문에 내겐 일이 전부였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친구들 사이에선 이런 나를 '열정의 노예'라 부르기도 했지만, 회사는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응원하고 지지해줬다. 너무 앞만보고 달렸을까? 휴식없이 달려왔기에 나는 너무나도 지쳐있었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홍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누구보다 짧은 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다. 원하지(?) 않았지만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또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차장이 되고 팀장이 됐다.

 

그렇게 5년이 지나자 내 에너지는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어떠한 아이디어도 생각할 수 없었고,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일에도 염증이 났다. 아마도 많이 지쳤던 것 같다. 이런 내게 회사는 나에게 리프레쉬 휴가라는 한달 간의 꿀 같은 휴식을 주었다.

 

오로지 일만 했던 나는(우리 회사는 어느 회사보다 워라벨이 좋은 대행사 중 하나다.) 그렇게 주어진 휴식을 어떻게 쉬어야 할 지를 몰랐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말했다. 산을 좋아해 주말마다 산을 찾는 본부장님은 지리산 종주를 가라했고, 어떤 이는 쉽사리 가기 힘든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라 했다. 또 어떤 이는 힐링을 위해 제주도 한달살이를 추천했다. 고민하다 한달이란 시간이 흘러가 버릴 것 같았다.


 


쿠바 음악을 대표하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현재 그룹 멤버로는 오마라 포르투온도만 생존하고 있다.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어디에 가야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돌아보면 이 순간까지도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나는 휴가지로 쿠바를 선택했다. 20대 초반,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란 음악을 우연히 알게 됐고, 그들의 음악과 그들을 소재로 한 다큐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

 

삶에 지쳐 있을 때면 쿠바 음악을 들으며 그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하곤했다. 배낭 여행자들의 마지막 종착지이자 누구나 동경하는 나라. 하지만 누구나 쉽게 갈 수 없는 그 곳. 여기에 추운 겨울에 떠나는 따뜻한 나라라니. 나는 쿠바라면 충분히 다시 시작할 힘이 생길 것만 같았다.

 

더 이상 고민 없이 쿠바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쿠바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우선 비행기를 타고 14시간을 날아 캐나다에 도착해 3시간을 더 날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도착했다. 물론 캐나다에서 일주일을 보내긴 했지만 참 멀고도 먼 나라였다. 돈을 많이 벌어 이코노미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기내식을 두 번 먹고, 간식까지 먹고나니 쿠바에 다달았다. 다른 나라 공항과 달리 깜깜한 활주로를 보자 쿠바에 오긴 왔구나하는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여기가 쿠바라 실감할 수 있었던 건 비행기 바퀴가 활주로에 닿자마자 사람들은 주위사람을 얼싸안고, 누군가는 휘파람을 불며 사고 없이 무사히 쿠바에 도착한 것을 서로 축하했다. 습습하고 매쾌한 냄새가 몰려와 쿠바에 온 나를 환영했다.

 

여기가 쿠바라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찾았는데 함께 동행 한 일행의 짐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당사자는 발을 동동 굴렀지만 쿠바사람들은 너무나도 여유로웠다. 비행기는 밤 12시에 도착했지만 근처 숙소에는 새벽 3시가 돼서가 도착했다.

 

 


인물이 그려져 있으면 국내용 화폐 (CUP), 오른쪽 조형물이 그려진 화폐가(CUC) 외국인용 화폐다. 

물가는 약 25배 차이가 난다. 외국인 입장에서 물가가 절대 싼 것은 아니다.

 외국인도 쿱(모네다)를 사용할 수 있으며 모네다를 이용하면 하루 1만원이면 배불리 먹고 즐길 수 있다.


공산주의 국가 쿠바 국민들은 대다수 관광수입에 의존한다. 때문에 화폐도 내국인용(CUP 또는 MONEDA)과 약 25배 차이나는 외국인 관광객용(CUC)으로 나눠 사용한다. 경제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관광객에 의존해 수입을 얻고, 정부가 인정하는 숙박업, 까사(민박)을 운영해 살아간다.


 


쿠바의 까사(민박) 표지판이다.

이 표지판이 있으면 직접 방문해 숙소를 둘러보고 가격을 흥정할 수 있다.


까사(CASA)는 스페인어로 집, 즉 민박을 뜻한다. 관광객들은 하루 1-2만원이란 저렴한 돈으로 현지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의 문화를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까사를 애용한다. 나도 쿠바를 여행하는 동안 호텔보다는 까사를 주로 이용했다.

 

아바나는 신도시라 할 수 있는 베다도, 그리고 주요 관광지가 있는 센트로와 올드타운이라 할 수 있는 올드 아바나로 구분된다. 나는 현지인의 문화를 더 가까이에서 느끼기 위해 올드 아바나에 숙소를 정했다. 하지만 새벽 3시에 도착해 집주인을 어떻게 만나야하다 걱정을 안고 택시에 올랐다. 인터넷도 전화도 쉽지 않은 쿠바다. 하지만 걱정 따윈 필요 없었다. 숙소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를 나를 새벽 3시까지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처음 보는 그를 부둥켜 안고 안도했고 감사해했다.


 


쿠바에서 먹은 첫 아침식사다. 까사에서는 6천원 정도면 빵과 커피, 우유, 후고(생과일주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은 내가 묵었던 까사의 집주인 요사리오 부부다.

 

아침 일찍 일어나 거실로 나가니 예약해 둔 아침식사가 정성껏 차려져 있었다. 소박하지만 어디에서도 즐길 수 없는 5(6천원)짜리 식사였다. 거기에 계란까지 푸짐한 식사를 대접받을 수 있었다.(쿠바에서는 계란 배급이 쉽지 않아 쉽게 먹을 수 없다. 얼마 전부터 구입이 가능함) 누군가에게 아침밥상을 받아본 것이 참 오랜만이었다. 창밖에서 쏟아지는 햇살과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들려와 왠지 모를 행복감에 코끝이 찡했다.

 

숙소를 나와 거리로 나오니 쿠바에 온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쾌쾌한 매연 냄새와 함께 거리엔 개똥이 즐비했다. 건물들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개똥밭에 굴러도 행복한 나였다. 쿠바의 아침 풍경은 우리와 다를 게 없었다. 출근하는 사람들, 학교로 가는 아이들 그들의 익숙한 일상이 내겐 신선하게 다가왔다.



 




쿠바의 와이파이카드. 현재는 3G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서 이 카드는 점점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아날로그 여행이 핵심인 쿠바를 여행하고자 한다면 빠른 시일내 갈 것을 추천한다.


거리로 나와 먼저 가까운 에텍사로 향했다. 에텍사는 인터넷 카드를 파는 통신사다. 1CUC(1,200)으로 1시간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그것도 공원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만 말이다. 그마저도 접속이 쉽지 않다. 카드를 사는데만 1-2시간은 기본으로 줄을 서 기다려야 한다.

 

쿠바는 기다림의 미학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래서 여유를 가져야 한다. 기다릴 때도 쿠바만의 특별한 문화가 있다. 워낙 대기가 길어 모든 사람이 줄을 서지 않는다. 이럴 때 울띠모를 외쳐야 한다. 울띠모라 외치면 어딘가에서 뜨거운 태양을 피해 있는 마지막 대기자가 손을 들어 준다. 나도 기다렸다 누군가 울띠모를 외치자 손을 들어줬다. 그렇게 기다렸다 차례가 돌아오면 용무를 보면 된다. 참 신기하고 재밌는 문화다. 나도 모르는 사람들과 뒤섞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그렇게 2시간이 지나서야 와이파이 카드 한 장을 손에 쥐었다.

 

와이파이 카드 구입해 인터넷에 접속하니 카톡이 980개나 와있다. 내가 이렇게 정신없는 세계에 살았구나 싶었다. 쿠바여행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오로지 나 그리고 여행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인터넷 연결이 쉽지 않아 어느 누구도 내 여행을 방해하지 않았다. 전화기 전원을 끄고 잠수를 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나였다. 조금은 피곤하고 귀찮은 아날로그 여행이지만 이 것이 바로 쿠바만의 매력일 것이다.


쿠바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체게바라, 시가와 럼, 살사와 라이브음악.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색상의 건물과 올드카를 떠올릴 것이다. 나도 그렇다. 거리에 나오니 내가 마치 영화 속에 들어 온 것 같이 화려한 색상의 건물에 빨갛고 파란 올드카가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특별한 기술 없이 카메라 셔터만 눌러도 예술 작품같은 사진들이 탄생했다.



  



 쿠바에는 기본 50-60년은 된 오래된 올드카들이 많다. 카스트로가 사회주의를 선언하고 모든 토지를 국유화하면서 미국 기업이 운영하던 공장과 은행까지 모두 빼앗아 버리자 미국과의 관계는 악화되었고, 결국 미국은 쿠바와의 모든 무역을 금지시켰다. 여기에 미국은 쿠바의 모든 경제가 봉쇄했다. 1960년대부터는 자동차 수입이 금지돼 오래된 차를 수리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쿠바에서는 길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직접 차를 수리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쿠바를 대표하는 올드카. 쿠바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올드카 투어였다. 올드카를 타고 시내 한바퀴를 돌았다. 투어를 안내하는 운전기사는 비록 차주인은 아니지만 올드카를 몰고 아바나 시내를 안내하는 자부심 만큼은 대단했다. 그래도 역시 올드카는 올드카였다. 승차감 따위는 사치고 굴러가는 것 조차 신기했다.



  

 쿠바 혁명광장. 옛 여의도광장의 모습과 비슷하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쿠바의 정부청사로 체게바라의 얼굴이 그려져있다.

밑에 적인 문구도 따라해보며 쿠바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다는 인증사진도 찍었다.

아스타 라 빅토리아 씨엠프레(영원한 승리의 그날까지)’


아바나 시내에서는 식민지 요새인 레알 푸에르사를 포함해 쿠바 권력을 상징하는 왕립 아르마스 광장, 성 크리스토발 대성당, 혁명 기념탑 등을 볼 수 있다. 혁명광장에 도착해 체 게바라를 배경으로 인증샷도 찍었다.



말레콘에 가긴했지만 드라마 '남자친구'처럼 난 박보검이 될 수 없었고, 송혜교 같은 여자친구도 만날 수 없었다.



올드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바로 말레콘일 것이다. 말레콘은 스페인어로 방파제를 뜻한다. 유난스럽게 우리나라 방파제와 다를 게 뭐 있냐?고도 하겠지만 쿠바의 말레콘은 정말 매력적이다. 유난히도 푸른 카리브해 바다를 배경으로 살사를 추는 젊은 남녀들. 낚시를 즐기는 젊은이. 공놀이 하는 아이들. 여기에 드리운 저녁노을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과 같고 쿠바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추억이 아닐까싶다. 나는 이 노을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예정됐던 일정보다 하루를 더 이 곳 아바나에서 지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여행지 트리니다드로 떠나야했다. 트리니다드는 쿠바 중부, 상크티스피리투스 주 남부의 관광 · 휴양도시다. 사탕수수 · 커피 · 코코아 · 담배 등 주로 생산하며 1514년 디에고벨라스케스가 건설한 식민지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의 문화유산에 등록된 곳으로 지정될 만큼 오랜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실 트리니다드에 대해선 아무 기대하지 않고 떠난 곳이다. 하지만 쿠바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었다. 아바나에서 트리니다드까지는 차로 4시간 30분 정도 거리다. 쿠바에서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는 보통 시외버스인 비아술 버스와 합승택시인 콜렉티보택시를 이용한다. 나는 쿠바 3대 까사라는 곳 요반나 까사에서 동행자들과 트리니다드로 이동을 했다. 택시로 이동하는 내내 알 수 없는 쿠바 음악이 내내 흘러나왔다.



까사 요반나에 있는 한국인 여행자를 위한 정보북이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는 다음 여행자를 배려해 몇몇 까사에는 정보북이 존재한다.

정보북에는 다양한 쿠바여행에 대한 Tip이 담겨있다.

 

마음이 가는대로 머무는 게 내 방식이라 트리니다드의 숙소는 따로 잡지 않았다. 함께한 일행 보다 하루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나는 동행자가 묵기로 한 숙소에서 옆집을 소개받아 숙소를 잡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트리니나드의 사람들은 아바나의 사람들 보다 맑고 순박했다. 집 주인은 보자마자 나를 환영의 의미로 볼에 키스를 하며 나를 맞아주었다. 나보다도 갑작스런 꽁돈이 생겨서 일지도 몰랐다.

 

늦은 오후 쯤 도착해 배가고파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을 먹은 게 다였다.

나는 까사 주인에게 배가 많이 고프니 저녁을 일찍 준비해달라 했다. 짐을 정리하고 동네 한바퀴를 돌고 돌아오니 저녁식사가 준비돼 있었다. 간단한 영어도 통하지 않아 집주인은 내 손을 이끌고 식탁에 앉혔다.




어디서든 안가리고 잘먹는 나지만 까사에서 준비해 준 저녁식사는 정말이지 너무 짜고 맛이 없었다.

 

밥과 돼지고기구이 그리고 바나나튀김이 나왔다. 쿠바음식은 전 세계적으로 맛없기로 유명하다. 비싸면 물론 얘기가 달라지지만 대다수 음식이 짜고 맛이 없다. 향신료 수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주인은 마음껏 먹으라 했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족히 3-4인분이나 되는 양이었다. 미련하게도 나는 그 맛없는 음식을 끝까지 먹으려 했다. 결국 나는 그 음식을 다 먹지 못했다. 영어가 되지 않는 주인은 내 배를 직접 두들기며 많이 먹었느냐 물었다. 난 주인에게 너무 맛있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내일 아침은 제발 조금만 준비해달라 말했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고 나왔더니 전날 예약한 승마투어 가이드가 집에 와있었다. 역시 가이드였다.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가이드라 그나마 말이 통했다. 말을 타고 3시간 정도 산을 올랐다. 제대로 먹지를 못해 다 쓰러져가는 말 등위에 오르니 말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말은 이렇게 무거운 손님은 처음이었는지 산에 오르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것이 그 아이의 운명인 것을.. 나는 말을 잘 타이르며 산에 올랐다.

 

산 정상에 오르니 카리브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졌다. 한동안 말 위에 올라 경치를 감상했다. 쾌쾌한 매연으로 가득한 아바나와 달리 트리니다드의 햇살을 뜨거웠고, 맑은 공기가 담배로 찌든 내 폐까지 깨끗하게 씻어줬다. 산을 내려오다 폭포를 만났다. 폭포에는 여행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수영을 즐겼다. 나도 옷을 벗어던지고 수영을 즐겼다. 폭포 아래서 럼을 즐기며 쿠바 음악을 듣고 있자니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싶었다.

 

숙소로 돌아왔더니 집주인이 오늘도 저녁을 먹겠냐 묻는다. 멀리까지 와서 다시 그 끔찍한 음식을 먹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저녁은 일행과 같이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집주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저녁은 나가서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럼 내일 아침은 먹겠냐 물었다. 내일 아침도 일찍 출발해야하기에 먹지 않겠다. 했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내가 그들의 유일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실망한 그가 너무 안쓰러워 아침은 먹을테니 일찍 준비해달라 부탁했다. 얼굴에 다시 화색이 돈다. 나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 인사를 한다. 내가 뭐라고 이 사람 기분을 이렇게 좌지우지하나 싶었다.

 

일행이 묵기로 한 숙소 앞에서 일행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전날 핸드폰을 소매치기 당한 일행은 카톡을 보낼 수도 없었다. 내 핸드폰에는 네이버 쪽지로 저녁 5시쯤 도착하니 저녁을 같이 먹자는 메시지만 남아있었다. 그때쯤 온다고 했으니 나는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예정된 시간이 됐지만 도착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예정 없는 기다림이 쿠바 여행의 묘미라면 묘미였다.



 


사진을 찍자고 하니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포즈를 취해준다.


나는 땅바닥에 털석 주저앉아 언제 올지 모르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린아이 하나가 호기심에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흙장난을 하고 있었다. 주머니에 있던 사탕하나를 꺼내 아이에게 주었더니 신이나서 뛰어가 엄마에게 자랑을 했다.


그 순간 일이 벌어졌다. 온 동네 사람들이 순식간에 내게 뛰어와 사탕을 달라했다. 어른아이할 것 없이 내게 사탕을 달라했다. 사람들은 사탕하나씩을 받아들고 너무나도 행복해했다. 사탕하나에 사람들은 행복해했고, 춤까지 추기 시작했다. 마치 한 마을의 축제가 된 것 같았다.

 

예정된 시간보다 몇 시간을 더 기다려 일행이 도착했다. 예약된 택시가 늦게 출발해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것이다. 하루라도 에피소드가 없으면 안 되는 쿠바다. 그렇게 하루를 더 보내고 나는 다음 여행지인 바라데로로 향했다. 하지만 아침부터 일이 터졌다. 예약된 택시가 오지 않은 것이다. 쿠바에선 이런 일쯤은 그러려니 해야한다. 화를 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나에게 오늘 택시를 구하기 힘드니 하루 더 묵으라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 호텔리조트를 예약해뒀기 때문이다. 비용이 저렴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금액은 아니었다.

 

곧장 사람들이 많은 광장으로 향했다. 그 순간 짧은 내 생계형 영어가 빛을 발했다. 나는 동물적 감각으로 동행자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목적지가 같은 사람은 없었고 목적지에 가기 위해선 택시비를 2-3배는 더 줘야 했다. 택시 호객꾼들도 달라붙어 합승할 사람을 함께 찾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동행자는 찾을 수 없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근처 비아술 버스정류장(시외버스)으로 갔다. 하루 1-2대 밖에 운행하지 않는 비아술 버스를 타기 위해선 최소 1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난 무작정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정류장을 가니 대기 순서를 받고 있었다. 17번째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탈 수 있을지 없을지..알 수 없었다. 마지막 기회를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다행히 표를 취소한 사람이 꽤나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날씨 탓이 큰 것 같았다. 쿠바에 전례없는 토네이도가 왔기 때문이다. 이 버스가 나를 목적지로 제대로 데러다 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나는 돌고 돌아 8시간만에 바라데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니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는 고프고, 그렇게 날씨가 좋다던 바라데로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거지꼴이 따로 없었다.



  


바라데로에서 쿠바리브레를 쿠바리브레는 콜라와 럼 그리고 레몬즙을 넣은 칵테일이다.

쿠바는 헤밍웨이가 사랑했다던 모히또와 다이끼리도 유명해 술을 못하는 쿠바 여행자라도 한번씩은 즐긴다.


 

바라데로는 멕시코의 칸쿤이 아니어도 카리브 해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카리브 해에서 가장 큰 휴양지 중 하나다. 바닷속이 보일 만큼 투명하고 파란 바다와 하얀 백사장은 쿠바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곳이기에 쿠바 속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린다. 시설을 기대하긴 어렵다. 미국 인들이 세계적인 휴양지로 개발하려 했지만 쿠바가 혁명에서 성공하자 짓다만 건물들이 보수해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건물들이 대다수 오래되고 낙후됐다.

 

바라데로 리조트들은 대다수 올인클루시브 형태로 운영된다. , 숙박료만 지불하면 삼시세끼 식사는 물론 술과 음료,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각종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어제밤 지나간 토네이도의 흔적이 남아있긴 했지만 나는 머무는 이틀 동안 주구장창 먹고, 마시고, 해변을 즐기며 여행의 피로를 씻어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아바나로 돌아가야 했다. 휴양지라고 하지만 이동 역시 쉽지 않았다. 여기는 쿠바기 때문이다. 리조트에서 아바나로 간다는 무작정 쿠바 합승객을 구한다는 표지를 들고 호텔로비로 갔지만 동행자를 찾을 수 없었다. 운이 좋게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잡아타고 다시 아바나로 떠났다.

 

아바나에 도착해 다른 일행이 묵고 있는 숙소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쿠바 한달살이를 하기 위해 왔다던 대학생 현우는 이미 쿠바노(쿠바사람)가 다 되어 있었다. 덕분에 쿠바인들과 어울려 여행 마지막 날을 기념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쿠바여행의 묘미는 아날로그다. 인터넷이 안되기 때문에 이렇게 메모를 남겨 자신의 일정을 공유한다.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이 다되어 가지만 쿠바가 벌써부터 그립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쿠바로 떠나고 싶다. 비록 여러모로 불편한 여행이지만 불편함 보다 매력이 더 많은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직 쿠바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느 여행지보다 빨리 쿠바를 방문하길 추천한다.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자본주의가 밀려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특유의 문화와 분위기 그리고 사람들의 순수함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말이다.

 

마지막으로 바쁜 와중에도 긴 휴식을 배려해 준 회사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 글을 마친다. 다음 리프레쉬 여행기는 근속연수 현재까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본부장님의 여행기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이 여행기는 피알비즈로 부터 소정의 금액을 지원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

 

 






01

삼겹살 데이 맞아 한돈인증점서 특별 할인행사

    “황금돼지해 삼겹살데이, 온 국민 한돈 먹는 날!”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삼겹살데이를 맞아 전국 한돈인증점 450개 지점에서 ..

바로가기
01

한돈자조금, 황금돼지 해 맞아 강원 정동진서 새해맞이 행사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하태식)가 1일, 강원 강릉시 정동진에 위치한 모래시계공원에서 기해년 새해를 맞아 ‘2019 황금돼지의 해, 한돈과 함께하는 새해맞이’..

바로가기
01

꿀같은 리프레쉬 휴가 : 이팀장의 쿠바여행기

꿀같은 리프레쉬 휴가 : 이팀장의 쿠바여행기 2014년 1월, 회사에 입사해 어느 덧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일도 일이지만 돌아보면 에피소드로 치부할 수 있는 그런 많은..

바로가기